스마트 큐레이션
황하나 녹취록에 담긴 '전 남친 유서' 발언 본문
남양유업 창업주 손녀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녹취록엔 황씨가 경찰 수사 중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전 남자친구의 유서를 찾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폭로 글과 맞물리면서 황씨의 전 남자친구 사망 사건이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전 남자친구가 진술을 번복하겠다고 밝힌 직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MBC는 지난해 8월 황씨가 마약 투약 사실을 직접 인정한 내용이 담긴 음성파일과 지난달 26일 숨진 전 남자친구의 유서를 언급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입수했다며 4일 공개했다.
8월 이후 녹음된 파일엔 황씨와 연인이었던 오모씨, 오씨의 친구인 남모씨 등 3명이 함께한 자리에서 마약 경험담을 털어놓는 내용이 담겼다. 남씨가 먼저 “우리 수원에서 (필로폰 투약)했을 때 있지 그때는 진짜 퀄(퀄리티)이 좋았어”라고 말했고 이에 황씨가 “퀄(퀄리티) XX좋았어”라고 맞장구쳤다.
황씨는 이어 “내가 너한테 그랬잖아. XX 이거 북한산이냐. (느낌이) 내가 2015년에 했던 뽕인 거야”라고 말했다. 황씨의 전 남자친구인 오씨는 “마지막 그때 놨던 뽕”이라고 했고 황씨는 “그게 눈꽃이야. 눈꽃. 내가 너희 집 가서 맞았던 거 눈꽃 내가 훔쳐온 거 있어. 그거야. 그거 XX좋아. 미쳤어. 그거”라고 했다.
셋의 관계를 잘 아는 지인은 마약 투약이 지난해 8월 이후 계속됐다고 증언했다. 황씨의 전 남자친구 오씨의 지인 A씨는 “작년 8월부터 10월까지 수원에서 거의 동거하다시피 살았다. 모두가 다 같이 (마약을) 하는”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돌연 지난달 17일 함께 어울렸던 멤버 중 남씨가 극단적 선택을 해 중태에 빠졌다. 남씨는 또 다른 마약 사건으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이었다. 이후 지난달 24일 황씨의 전 남자친구인 오씨도 자신의 집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오씨가 남긴 유서엔 “황하나를 마약에 끌어들여 미안하다”는 취지의 글이 남아 있었다.
사망 이틀 전인 지난달 22일 황씨의 전 남자친구인 오씨는 지인과의 통화에서 경찰에 출석해 진술을 번복하겠다고 밝혔었다. 공개된 녹취록에 오씨는 “우리 그냥 다 솔직하게 얘기하면 되잖아. 하나가 8월 15일에 와서 뽕했고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튼, 난 진실 말하러 가고 있으니까. 용산(경찰)서 가고 있지”라고 말했다. 오씨의 지인은 MBC에 숨진 오씨가 황씨의 부탁을 받고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씨의 지인 B씨는 “나(황하나) 집행유예 있으니까 나 이번에 가면 징역 2년 스타트다. 네가(오씨) 몰래 투약 한 거로 해줘라. 몰래 뽕. 얘네 말로는 그래요”라고 말했다. 오씨의 사망 이틀 뒤 황씨는 지인들에게 유서가 있는지 묻기도 했다. 숨진 오씨의 지인은 지난달 26일 주고받은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오씨의 지인이 먼저 “나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황씨는 “유서에 쓰여 있을 거 아냐. OOO이는 보지 않았을까 유서”라고 말했다. 숨진 오씨의 지인은 둘 다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할 친구들이 아니라는 거냐는 질문에 “절대”라고 호언장담하며 “그런 게 밝혀졌으면 좋겠다. 얘가(오씨가) 마지막에 어떤 상태였고 누구랑 연락했고…”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에서 황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했던 오씨는 결국 숨졌고 남씨는 중태에 빠져 증언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이 같은 소식은 SNS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던 폭로와 맞물려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달 24일 한 네티즌은 SNS에 A씨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사망 배경에 황하나가 있다고 주장했었다. 이 네티즌은 “황하나 하나 때문에 인생 망치는 사람이 도대체 몇 명인지. 황하나도 살인자이지만 그 죄를 감싸주는 황하나 부모도 똑같은 살인자”라고 주장했다. A씨는 황하나의 남자친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 뒤인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재벌가 외손녀, 집행유예 기간에도 꾸준히 재범을 저지르는 마약 사범 황씨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황하나 남자친구 사망설’을 거론, 황씨가 연루됐으며 자신의 마약 투약 사실을 숨기기 위해 ‘모든 죄를 안고 가 달라’고 회유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더욱 커졌다.
청원인은 또한 “황하나의 가족이 황하나의 도주를 도와 황하나를 숨겨주고 있다”며 “그동안 황씨는 시간을 끌며 탈색을 하고 수액을 맞는 등의 꼼수를 부리고 있을 거다. 머리카락과 소변 검사를 했지만 이미 잦은 탈색으로 약물이 검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과거에도 황씨는 공범에게 1억을 주며 유리한 진술을 하도록 회유하였고 그 결과 황씨는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었다.
한편 황씨는 2015~2019년 지인과 함께 서울 자택에서 일회용 주사기를 이용해 필로폰을 수차례 투약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전 남자친구인 박유천과 함께 필로폰 1.5g을 3차례 매수하고 7차례 투약한 혐의도 포함됐다.
황씨는 해당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1심과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집행유예 기간에 또다시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달 28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고 밝혔다. 이후 황씨는 절도 혐의로도 경찰 수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21일 황씨의 절도를 주장한 A씨의 진술과 함께 관련 증거물을 확보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씨는 11월 말쯤 지인인 A씨의 집에 들어가 명품 의류 등을 훔쳐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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