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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승무원이 사직서 내면서 사내게시판에 쓴 글 본문

비즈니스

대한항공 승무원이 사직서 내면서 사내게시판에 쓴 글

author.k 2023. 2. 1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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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107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스마트컨슈머를 사랑하는 사람들(스사사)’에는 “대한항공 승무원이 사직서 내면서 사내게시판에 쓴 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친구가 승무원인데 제가 만날 때마다 외항사와 서비스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고 징징거렸다. 그랬더니 오늘 아침 이런 글이 올라왔다고 보여줬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라 올려본다”며 대한항공 승무원 A씨가 쓴 글을 올렸다.

글에서 A씨는 “제발 아낄 걸 아껴라”며 승객들에게 제공되는 물, 기내식, 어메니티(편의용품) 등의 낮아진 퀄리티와 적은 양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먼저, 물에 대해선 “중거리 이코노미 (고객에게) 물 330ml 주는 게 그렇게 아깝냐. 이륙 전부터 물 달라고 하는 통에 이륙준비 하랴, 물 나가랴 정신이 없다 진짜. 장거리 때도 330ml 하나 겨우 세팅 해놓고 최소 10시간 넘는 장거리 승객당 엑스트라(추가)로 한병씩 더 못줄만큼 실어주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장거리 노선 이코노미, 중거리 노선 비즈니스 이상 승객들에게만 330ml 생수를 제공한다. 추가로 생수를 요청하면 승무원이 종이컵에 물을 따라서 준다.


A씨는 “외국인 승객이 와서 물 한병만 더 달라는데 없어서 컵으로 주겠다고 하니까 당황하더라. 결국 빈통에 물 담아 달래서 담아주는데 얼마나 민망한지. 다른 승객은 물 종이컵에 두세잔씩 가져다 줬는데, (승객) 본인이 미안하다고 1.5L 물병 그냥 달라하는데 그것도 그 사람 주면 다른 사람들도 다 달라하니 그렇게 못하는 상황이 진짜 어이가 없음”라고 했다.

기내식에 대해선 “코로나 이후 기내식 양도 줄고 맛도 없어진 거는 이미 다 아는 사실”이라며 “남성 승객들은 양이 적다면서 하나 더 달라하는데 요즘 기내식수가 승객수에 딱 맞게 실어줘서 더 줄 것도 없다. 기내식양 늘리고 퀄리티 신경 좀 써라”고 했다.

어메니티에 대해선 “비즈니스는 진짜 내가 승객이어도 갖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긴다. 중거리 노선 비즈니스는 왜 어메니티 안 주냐. 티켓값은 외항사보다 더 받으면서 수준은 점점 떨어지는지”라고 했다.

또 A씨는 승무원들에게 제공되는 식사도 형편없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코노미 노선 크루(승무원)들 요즘 장거리마다 남은 음식 샐러드만 있어서 그거 먹거나, 아님 각자 김밥이나 대체품 싸서 비행다니는 거 아냐. 10시간 넘는 비행에 샐러드나 라면 먹고 비행하는 게 힘들어서 식사 가지고 다니는 후배들 보면 아무 생각 없으시냐”라고 했다. 심지어 A씨는 기내식이 부족하면 승무원들이 먹는 크루밀(승무원 기내식)을 승객에게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크루밀은 크루먹고 승객들 주지 않는 게 당연한 건데 이마저도 안 지키는 이곳의 현실이 참담하다”며 “다른 항공사들은 크루밀 외에 크루 간식도 실린다는데 여긴 오히려 내 몫인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일하는 현실. 노예도 밥 주면서 일 시키는 건데. 더 이상 미래가 없어서 저는 떠난다. 나가는 입장에서 위에 경영진이 한 번이라도 봤으면 좋겠다 싶어서 써봤다”고 했다.

해당 글 밑에는 A씨의 글이 공감된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스사사 회원 B씨는 “진짜 물은 백번 인정이다. 심지어 단거리랑 동남아 낮 비행기는 주지도 않는다. 와인컵도 작고”고 했다. 회원 C씨는 “티켓 가격에 진심 퀄리티 너무 낮다. 파리 갈 때 비즈니스 퀄리티가 에어프랑스랑 너무 비교되더라. 식사, 라운지, 어메니티, 좌석까지 모두 부족하게 느꼈다”고 했다. 회원 D씨는 “장거리도 계속 물 달라고 하는 거 불편해서 저는 그냥 돈 주고 여러개 사서 탄다”고 했다.

회원 E씨는 “작년 여름에 유럽갈 때 대한항공 탔다. 비행시간 14시간인데 물도 작은 거 하나 주고 그 이후론 종이컵에 받아 마셨다. 기내식도 2번에 간식 1번인데 텀이 길어서 배고프니 다들 라면 드시더라. 요청했더니 라면 다 떨어졌다고”라고 했다. 회원 F씨는 “1월부터 김포-하네다 구간 이코노미 식사 때 맥주도 없앴더라. 라운지도 가관. 76만원 주고 끊은 이코노미. 배신감 든다”라고 했다. 회원 G씨는 “물도 그렇고 비빔밥이 너무 작아졌더라. 기내용 슬리퍼는 기름종이처럼 얇더라. 영혼까지 쥐어짜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을 타는 건 직원들이 열심히 해주고 사고시에도 대처를 해주니까”라고 했다.

이 글은 빠른 속도로 다른 커뮤니티에 퍼졌고, 대부분 네티즌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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