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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만, 현상변경 반대" vs 시진핑 "불장난하면 타죽어" 본문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첫 영상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 등을 놓고 팽팽하게 대치하며 '21세기 신냉전'의 미중 전략경쟁 관계를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정책의 유효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상 변경 시도에 대해선 강력한 반대를 표명했고, 시 주석은 대만의 독립 시도 등 '레드라인'이라는 표현까지 거론하며 단호한 조치 가능성으로 맞불을 놓았다.
다만 두 정상은 회담을 통해 대만 문제에 대한 상대의 의중을 탐색하는 동시에 우발적 충돌 방지에 뜻을 같이하면서 경쟁 속 '상황 관리'의 길도 열어 뒀다.
이날 회담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10개월 만의 첫 대좌로, 미국 동부시간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시간 16일 오전에 휴식을 빼고 총 194분간 화상으로 열렸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대만 해협에 걸쳐 현상을 변경하거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일방적 행동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 주석은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최대한의 성의와 최선을 다해 평화통일의 비전을 이루려 하겠지만 만약 대만 독립·분열 세력이 도발하고 심지어 레드라인을 돌파하면 우리는 부득불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대만 당국이 미국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하고, 동시에 미국 일부 인사는 의도적으로 '대만으로 중국을 견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대만 해협 정세에 새로운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추세는 매우 위험하다"면서 "불장난을 하는 것이며, 불장난을 하는 사람은 스스로 불에 타 죽는다"는 격한 표현까지 사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문제의 현상 변경, 즉 무력에 의한 통일을 반대한다고 했지만 시 주석은 대만 측 태도에 따라 무력 통일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신장과 티베트, 홍콩에서 중국의 관행은 물론 더 광범위한 인권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또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과 경제 관행으로부터 미국 노동자와 산업을 보호할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제기해온 인권 탄압 및 강제노동 현안은 물론 글로벌 규칙에 근거하지 않은 무역 관행에 대해 시 주석에게 경고음을 울린 셈이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중요성을 논의했고, 이 지역의 번영에서 항행과 항공의 자유에 대해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강화에 계속 맞설 것임을 시사한 것이었다.
이에 시 주석은 "상대방의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존중하며, 각자의 발전 권리를 존중하고, 평등하게 대하며, 이견을 관리하며, 구동존이(求同存異·서로 일치를 추구하되 다른 점을 인정하는 것) 해야 한다"며 "인권 문제를 빌미로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또한 시 주석은 "미국 측은 국가안보 개념의 남용과 확대, 중국 기업 때리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충돌을 피하려는 안전장치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시 주석도 공존과 상생을 내세우는 등 최악의 상황을 피해야 한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의 전략적 위험을 관리할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경쟁이 충돌로 옮겨가지 않고 소통 채널을 유지하기 위한 상식적 가드레일의 필요성에 주목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은 중국의 체제 전환을 추구하지 않으며, 동맹 관계 강화를 통해 중국을 반대하는 것을 추구하지 않으며, 중국과 충돌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언급했다고 신화 통신이 전했다.
시 주석도 새로운 시기에 양국이 3가지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면서 상호존중, 평화공존, 협력·상생을 제시하고, "충돌하지 않고 대항하지 않는 것은 양측이 반드시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은 바다를 항해하는 거선 2척"이라며 "풍랑 속에 같이 나아가기 위해 양국은 키를 꼭 잡고 항로 이탈이나 실속(속도 상실), 충돌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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