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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행성’ 명왕성 대기마저 사라지나 본문
왜행성이 된 명왕성이 대기마저 얼어붙어 붕괴하는 운명을 맡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SCI-NEWS’ 등 과학전문 매체에 따르면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의 천문학자 앤드루 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명왕성의 엄폐, 이른바 성식(星飾·occultation)을 관측해 얻은 대기 밀도와 압력, 온도 등을 분석해 이런 전망을 했다.
성식은 달이 태양 빛을 가려 일식을 일으키는 것처럼 천체가 먼 별에서 지구로 향하는 빛을 가리는 것으로, 천체에 대기가 있으면 별빛이 깜박이며 이를 지날 때 흡수와 굴절을 관측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연구팀은 지구처럼 계절이 있는 명왕성이 태양 궤도를 돌면서 받는 태양 빛에 따른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계절 모델을 만들어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태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고 북반구에 겨울이 닥쳤을 때 대기 중의 질소 대부분이 얼어 사라지게 될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계 왜행성 중 가장 작고 멀리 있는 명왕성은 1930년에 발견된 뒤 제9 행성 지위를 유지하다가 질량이 27% 더 큰 왜행성 에리스의 등장으로 2006년 왜행성으로 강등됐다.
태양에 가장 근접했을 때 44억㎞, 가장 멀 때는 74억㎞에 달하는 길쭉한 형태의 타원형 궤도를 248년 주기로 돌고 있으며, 기온은 영하 228~238도까지 떨어진다.
질소가 대부분인 대기는 1985년에 처음 관측되고 3년 뒤에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명왕성은 그 이듬해에 근일점(近日點)을 통과한 뒤 태양에서 계속 멀어지고 있다. 태양 빛이 점점 줄어들어 기온이 떨어지면서 대기 압력도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지만 지난 30년간 오히려 3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콜 박사 연구팀은 계절 모델을 통해 이런 현상이 태양에서 거리는 멀어지고 있지만 북반구의 질소 얼음이 계절적 요인으로 녹아 가스로 바뀌면서 생긴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북반구에도 긴 가을과 겨울이 찾아와 2030년께 대기의 대부분이 응결돼 사라지고, 최악일 때는 현재 대기 압력의 5%도 남지 않게 될 것으로 예측됐다.
명왕성이 태양에 근접하고 북반구에 봄이 다시 찾아오는 것은 2237년께나 가능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대기 중 질소가 응결되면 태양 빛을 더 많이 반사해 행성 자체는 더 밝게 빛나겠지만 뉴허라이즌스호가 지난 2015년에 중력 도움 비행을 하면서 포착했던 것과 같은 붉은색 토양 이미지는 사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질소가 얼어붙어 이런 토양을 모두 덮어버린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출간 전 논문을 수록하는 온라인 과학저널 ‘아카이브(arXiv)’를 통해 공개됐으며 조만간 국제학술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에 실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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