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사람 친구가 많은 여자와 주변을 맴도는 남자들의 패턴.txt
남자들은 생각보다 단순해서, 밝고 싹싹한 응대의 객체가 되면 환상의 낚시를 문다.
평소에는 이상형이나 기타 등등 게임 패치보다 더 복잡한 옵션을 읊조리지만
뺨 때려도 울며 매달리는 여자들이 연병장을 가득 채우는 치명적 남자가 아닌 이상,
왠만하면 적당히 싹싹하고 밝은 여자 아래에서 파닥거린다.
여기서 외모는 생각보다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소개팅 같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고서야, 딱히 혐짤의 주인공이 되지 않을 정도면
밝고 싹싹한 성격은 남자들에게 마법의 주문과도 같다.
주문의 효과, 그러니까 이때 대상이 된 남자의 심리는 대략 두가지이다.
1. 아 혹시 이 아이가 나를 좋아하는건가?
2. 따뜻하고 싹싹하니까 왠지 기댈 수 있을 것 같아 ㅠㅠ
(경험상, 특히 정신적으로 방황하거나 감성이 풍부한 남자들이
후자의 감정을 강하게 느끼며 이런 타입의 이성에게 끌린다.)
-->그래, 난 사랑에 빠진거야.그리고 저아이도 내게 호감이 있겠지
문제는 여자가 정말 순수하게 밝고 싹싹하게 대했을 뿐, 단지 그뿐이라는 것이다.
이런 류의 여자들은 대개 정이 넘친다.
남자와 여자 구분없이 그저 사람을 사랑하는 거지, 특정인을 이성으로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류의 여자들은 상대적으로 남자인 친구들이 많다.
그렇다. 여기서 동상이몽이 시작된다.
드리우지도 않은 낚시대에 걸린 남자는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가기로 마음 먹는다.
음악CD를 선물하는 등의 낭만적 접근방법에서부터,
다른 사람은 오백원짜리 아이스크림을 사주면서 그녀에게만 천오백원짜리를 사주는 유치한 방식까지
티를 내는 방식은 실로 다양하다.
그러면 여자는 남자의 다양한 방식의 환대에 정말 '인간적으로' 고마워한다.
그리고 '친분'이 더 깊어졌다고 생각하며 이전보다 더 따뜻하고 격의없이 대한다.
그래, 이게 나쁘다. 여자의 한층 격의 없어지고 따뜻해진 응대가,
여자는 정신적으로 무르고 감성 풍부한 류의 남자들에게
이게 얼마나 치명적인 '매력'로 작용하는지 결코 알리가 없다.
이제 이몽의 끝이다.
남자는 가까워질만큼 가까워졌고 이제 슬슬 분위기가 잡혔다고 홀로 착각한 후에 대쉬를 시도한다.
결과는 뻔하다. 불이 좋다고 겁도 없이 불속으로 뛰어든 나방은
그저 타닥거리는 불쏘시개가 될 뿐이라는 당연한 귀결인 것처럼 말이다.
마지막으로, 양쪽은 배신의 세레나데를 부를 차례다.
이런 류의 경험이 많이 쌓이지 않은 어린 여자는
친구로 생각했던 남자가 돌격할 때마다 배신감을 느낀다.
자신은 순수하게 대했건만 상대는 흑심이 있었다는 왠지 모를 분노? 실망감? 대강 그런거다.
남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갑자기 냉혹한 현실을 자각한다.
아, 쟤는 모든 이들에게 밝고 싹싹했지. 그리고 괴로움과 허탈감은 분노로 바뀐다.
그리고 특히 뒤끝이 많은 남자의 경우
어장관리녀! 여우! 날 갖고놂! 나쁜년!ㅠㅠ 등등의 소설을 집필하여 퍼뜨린다.
여자의 입장에서 이런 일이 여러번 반복되다 보면 괴로움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왜 상당수의 남자들이 친해지기만 하면 자기한테 사귀자고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그렇다고 이런 이야기를 동성친구들에게 했다간
재수없는 년이라고 욕먹기 딱좋은 뒷담화 안주거리가 될테니
어디에 말할 수도 없고 하여 더욱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뭐 그러다 보면 주변에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이성 친구가 생각보다 별로 남지 않는다.
속 터놓고 이야기할만한 애들 상당수는 고백후 장렬히 전사했고,
그외 남자들은 그냥 '알고 지내는' 사이이기 때문에.
이런 일들은 대략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 초중반까지의 연령대에서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떡밥도 아닌 떡밥을 물고 홀로 파닥대는 남자나,
친구로 다가오는건지 이성으로 다가오는건지 판단할 내공이 쌓이지 않은 여자는
대략 이때쯤에 이런 일을 무수히도 겪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