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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 입금이 늦어지면 호통쳤던 법정스님.txt

author.k 2020. 11. 1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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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법정 스님이 인세(印稅)를 달라고 재촉하는 전화를 걸어왔을 때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법정 스님은 1998년 2월 말 월간 교양지 '샘터' 김성구(50)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샘터는 1970년 창간한 뒤부터 30년 넘게 법정 스님의 글을 연재했고 그 글들을 묶어 단행본을 냈었다. 스님은 다짜고짜 "인세 안 주고 뭐 하느냐"고 호통을 쳤다. 당시 샘터는 1년에 2000만~3000만원씩 2~3차례에 걸쳐 인세를 지급했는데 지급시기는 출판사 형편에 따라 달랐다.

12일 서울 대학로 샘터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그전에 스님은 샘터가 형편이 어려울 때마다 인세를 미뤄서 받거나 아예 안 받기도 했다"며 "그런 스님이 출판사 사정이 조금 나아진 뒤 인세를 재촉했으니 '뭐 이렇게 돈을 밝히는 스님이 있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얼른 돈을 마련해 스님에게 보내드렸고, 얼마 뒤 스님을 모시는 보살에게 스님이 인세를 재촉했던 이유를 물었다. 머뭇거리던 보살은 "매년 초에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인세 수입으로 대학생 10여명에게 장학금을 줬기 때문에 등록금 납부기한에 맞춰서 인세를 받아야 했다"고 대답했다. 김 대표는 "그때서야 법정 스님이 매년 2월 말~3월 초만 되면 인세 독촉전화를 걸어온 이유를 깨달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그 뒤로는 스님이 채근하기 전에 돈을 부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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