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생이 교수한테 직접 쓴 ‘혈서’ 가져다 준 이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대학가에서 비대면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대학생들이 등록금 반환 및 비대면 시험을 요구하며 혈서를 쓴 사실이 알려졌다.

 

 

17일 한양대 커뮤니티에는 `등록금 반환 대신 혈서가 필요하다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등록금 반환`, `대면시험 반대` 혈서가 적힌 사진도 첨부되어 있었다.

 

 

이 학생은 “지금이라도 학교는 각성하고 대안을 세워라. 무책임, 무소통 반성하고 책임지라”고 덧붙였다.

이에 관해 매일경제는 한양대 사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A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A는 인터뷰에서 “이는 단순한 오기나 분노가 아니다.학생은 언제나 학교의 주인이었다”며 “학생들이 건강하게 학습할 권리와 정당하게 등록금을 반환받을 권리를 얻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혈서는 저 혼자 쓴 것이지만 저 혼자의 주장일 수는 없다”며 “수백, 수 천 명의 목소리로 이어져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학기 한양대는 교수 재량으로 대면·비대면 시험 중 선택해 학기말고사를 치르고 있다. 많은 교수들이 대면으로 시험을 진행해 학생들의 불만이 컸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더불어 지방에 머무는 학생들은 시험을 보기 위해 서울로 올라와야 했기 때문이다.

앞서 이달 6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본관 앞에서 한 교수가 비대면 시험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는 학생에게 “비대면 시험을 치르고 싶으면 혈서라도 받아오라”라는 발언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A는 이 사건 때문에 혈서를 쓰는 행동을 했다고 전했다.

 

 

한편 A가 혈서를 올린 날, 연세대 커뮤니티에도 ‘연세대 10만원’ 이라는 학생 B의 혈서가 올라왔다.

B는 인터뷰에서 일방적으로 학생 의견을 무시하는 학교 측에 화가 나 손가락을 커터칼로 그어 혈서를 작성했다고 이유를 털어놨다.

그는 “한 개인으로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제가 무력하게 느껴져 학생을 무시하는 학교에 대해 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혈서를 썼다”고 했다.

이어 “같은 회사를 30년째 꾸역꾸역 다니시면서 절대 그만두지 못하고 등록금을 벌어오시는 아버지의 피 같은 돈을 이런 학교한테 주고 다닌다고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을 지경”이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학교를 향한 학생들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교육 당국 및 각 대학이 대응 방침이 어떻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